이제 결승이다.

2007/11/01 00:52
 설마설마 이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다.

 포항 스틸러스의 김기동은 시합 전에 "축구는 이름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지난 시즌 끝나고 미들스브로로 이적한 이동국, 그리고 이번 시즌 여름에 일본 꼴찌팀으로 떠난 오범석 정도만이 포항 스틸러스의 그나마 '유명한'선수이자 국가대표 선수였다. 물론 올림픽 팀 주전 GK 정성룡도 있지만 국대에서는 그저 세번째 GK였을 뿐.

 선수들의 네임벨류에서 한참 밀리는 포항 스틸러스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김남일, 이관우, 이운재, 송종국, 안정환, 김대의, 백지훈, 조원희 등등...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모여있는 호화멤버의 수원삼성을 맞이해서 경기 내용에서 압도했고 결국 1:0 승리를 하면서 성남 일화와의 홈&어웨이 결승전에 진출했다.

 그냥 보너스 게임이라 생각했다. 수원을 상대로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이라는 심정으로...

 경기 내용은 뭐... 울산현대전에는 살짝 고전 끝에 승리를 했지만 수원삼성전은 90분 내내 밀어 붙인 끝에 완승. 경기를 하면 할 수록 조직력이 살아난다는 느낌이다. 우려했던 체력문제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오히려 오래 쉰 수원삼성쪽에서 체력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공격의 핵인 따바레즈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에 성공한 조원희에 다소 막혔지만 여전히 활발한 오버래핑을 하며 수원삼성의 수비진을 곤란케 만들었다. 90분 내내 공격이라 눈도 참 즐거웠다. 막판 몇 분을 제외하고는 수원에게는 위협적인 공격이 나오지 않았다.

 차범근 감독의 인터뷰를 보니 포항의 오버래핑이 좋아서 윙백들은 수비에 치중했다고 한다. 작년 4강전의 수원삼성 역시 비슷한 경기운영이었지만 오늘은 더더욱 소극적이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 때는 뻥축구라도 있었지 오늘 수원삼성은 뻥축구도 없었다. 시즌 막판에 페이스가 확 떨어진 수원삼성이었는데 오랫동안 쉬었음에도 페이스를 찾지 못했던 것 같다.

 박원재. 좀 특이했던 고등학교 동창과이름이 같아서 눈여겨봤던 선수. 기대대로 잘 성장해줬고 경기를 하면 할수록 노련한 모습을 보여주는... 오늘 기가 막힌 뒷통수 물수제비 헤딩골로 결승골을 집어 넣었다. 역시 따바레즈의 프리킥... 세트피스에서의 따바레즈는 우리팀 선수지만 너무나도 잘한다. 역시 보물 중의 보물. 경기 막판에 나왔던 골이라 너무나도 값졌던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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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범석의 공백은 없다. 오범석은 제 2리그 꼴찌팀으로 간 것을 반드시 후회할 거다. 최효진은 오범석의 공백은 커녕 오히려 더 좋은 경기력으로 스틸러스의 살림꾼 노릇을 하고 있지. 오늘 조네스던가 슈벵크던가 아무튼... 그 아저씨와의 2:1 패스 장면은 정말 입에서 절로 오~~~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

 참고로 작년 4강전은 황재원의 물수제비 헤딩이 백지훈에게 그대로 가면서 중거리슛을 '꽝' 얻어맞고 꼬구라졌다. 오늘은 반대로 물수제비 때문에 이겼다. '물수제비로 망했고 물수제비로 흥한 포항.'

 이제 결승이다!!!! 끝판 보스 성남일화가 기다리고 있다. 15년전 다 잡았던 챔피언 트로피를 놓쳤던 게 생각난다. 원정에서 비기고 맞이했던 홈경기에서 2:0까지 앞섰으나 바로 3골 먹고 막판에 1골 만회로 겨우 살아났지만 3차전에서 라데의 퇴장과 더불어 성남에 패했던 그 때... 15년전의 복수극이라 더 기대가 된다. 성남은 수원, 울산과 달리 공수의 밸런스가 매우 잘 맞는 팀이라 더 힘든 상대. 그러나 최근 성남일화를 맞이해서 좋은 경기를 했던 우리 포항 슽틸러스이니 만큼 좋은 결과 있을 것라고 기대한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자!!!! 스틸러스 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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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그다노비치

수원 삼성 나와!!!

2007/10/29 00:23
 도박절인 제목. 오늘 4강 끝나고 딱 이 심정이었음.

 울산의 스쿼드가 좋아서 오늘 시합 어려울거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선수들은 상대가 울산이라서 더 자신있어 했다는 인터뷰를 얼마전에 봤다. 팬이 소극적이고 선수들은 오히려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상황.

 초반 경기 내용은 나의 우려대로 그리 진행이 되었다. 수비를 탄탄히 한 다음 역습을 잘하는 울산이었지만 초반 공세는 무서웠다. 경험이 적은 김수연은 일찌감치 경고를 받았고 그 다음에도 위험한 파울을 하면서 심장이 벌렁벌렁. 바로 김광석으로 교체. 파울도 파울이지만 문제는 오른쪽의 이상호에게 너무 뚫렸다는 점.

 이상호는 어린 나이에 맞지 않게 노련했다. 수비까지 여유있게 접고 날린 슈팅이 골대를 맞긴 했지만. 만일 선취골을 울산에 내줬다면 수비가 두터운 울산을 상대로 패했을 것이다. "행운의 여신이 우리 포항 스틸러스를 향해 웃고 있구나." 라고 밖에 설명을 할 수 없는 상황.

 우성용을 향해서 오는 롱패스 또한 위협적. 뻥축구 뻥축구 하지만 사실 뻥축구 만큼 확실한 공격 옵션도 없는 것 같다. 축구가 한 게임에 10골씩 나는 경기도 아니고 원찬스 바로 잡으면 이길 수도 있는 시합이니까. 어쩔 때 보면 숏패스 보다 롱패스가 두려울 때가 많다. 작년 4강에서 수원에게 패한 것도 롱패스였고...

 오늘 경기 역시 따바레즈. 세트피스 한 번 할때마다 위협적인 모습. 박원재에게 연결해준 프리킥도 좋았고... 김지혁의 선방만 아니었다면 정말 멋진 골이었을텐데... 그래도 바로 마술을 보여준 따바레즈의 발. 황재원은 머리를 참 잘 쓰는 선수다. 영리하다는 얘기가 아니라 헤딩실력이 좋다는 얘기. 투박해서 가끔가다가 불안하기도 하지만 세트 피스에서는 참 좋은 선수인 것 같군.

 우성용은 확실히 과소평가 되어있는 선수 같다. 대표팀의 부름을 자주 받지 못한다고 과소평가 되는 그런 선수... 울산 공격의 핵은 우성용이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오늘 시합이었다. 결국 동점골도 뽑아냈고...

 오늘 경기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스포츠 관람은 현장 관전과 티비 시청과의 괴리감이 꽤 있다는 것. 언제나 느끼긴 했지만 오늘은 너무나도 극적인 상황에서 재삼 인식하게 되었다.

 중원에서 상대의 공격을 끊고 공격 전개를 하던 포항. 슬슬 몰고가던 김기동은 왼쪽에서 오버래핑 중에 마크맨도 없는 와중에 손을 흔들며 공을 달라던 박원재를 살짝 한 번 보기만 할 뿐 그쪽으로 공을 주지 않았다. 난 당연히 노마크에서 완전히 크로싱을 올려줄 수 있는 타이밍이었는데 왜 안 주냐??? 라며 잠시 불만을 가졌지만 어리석은 판단이었다. 김기동은 티비엔 잡히지 않았지만 중앙으로 쇄도하던 이광재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고 적절한 전방 침투 패스를 이광재에게 연결했다.

 결승골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기동이 형님 좋아한다고 떠들면서 그의 날카로운 판단을 믿지 못했던 것은 티비 시청의 한계였다고 혼자 생각해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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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재... 그저 고맙다. 내 마음속의 최고의 슈퍼서브...

 아무튼 오늘도 멋지게 승리! 경기내용은 울산현대에 밀렸지만 깔끔한 2:1 승리!!! 겨우 3일 쉬고 만나는 수원삼성이지만 지금까지 시합했던 것처럼 멋진 경기 펼쳐주시길...

 이제부턴 진짜로 마음 편하게 경기를 보고 즐기렵니다. 파리아스 감독님과 스틸러스 선수 여러분들을 믿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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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그다노비치
  앞의 글에서 프리뷰를 써보겠다고 했는데 (최근에 너무 바빴음) 프리뷰가 아닌 리뷰를 쓰게 되었군.

 뜻하지 않게 일본 프로야구를 열심히 봐야되는 상황이 되버려서 경남:포항의 K리그 6강 경기를 볼 수나 있을지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열중하면서 볼 수 있었다.

 비록 5위로 올라간 포항 스틸러스지만 4위 경남에 승리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예상대로 포항이 경남을 승부차기 끝에 이기며 4강에 진출했다. 상대전적이라는 것은 언제까지나 참고사항일 뿐이지만 올시즌 경남에 2승을 하기도 했고 경기내용 자체도 2경기 모두 좋았기 때문에 울산이 아닌 경남이 4위했다는 사실이 무척 반가웠다. 물론 작년에 컵대회 포함 3연승 했던 수원을 4강에서 만나 패했던 기억이 있긴 하지만 ㅎㅎ

 전반 시작하자마자 경남의 공격은 무서웠다. 파울로 끊기 급급한 모습... 세트 피스에 강한 뽀뽀가 부상으로 후반에 투입된게 다행이랄까? 불안불안한 시작. 주장 김성근이 빠졌고 조성환 또한 나오지 않아 수비진이 좀 불안하긴 했는데 다행히 초반에 밀렸음에도 실점을 하지 않았다.

 전반 한 동안 경남에게 주도권을 빼앗겼지만 그래도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전담마크맨 이상홍의 밀착수비에 고전하던 따바레즈도 슬슬 살아났고... 따바레즈가 중앙에서 공을 잡으면 왼쪽으로 오버래핑하는 박원재에게 공을 주고 박원재가 크로스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오른쪽의 최효진 역시 활발한 오버래핑을 했고. 조네스, 슈벵크 아 아저씨들은 오늘도 영 미덥지 못한 모습.

 닥치고 공격 모드로 들어가면 상대의 역습에 당하기 쉬운 편인데 오늘 경기도 그러했다. 경남의 역습은 무지하게 날카로웠다. 역시 중간에 볼을 끊는 역할은 따바레즈의 전담 마크맨 이상홍의 몫이었다. 원래 센터백인데 따바레즈 때문에 수비형 미들로 나온 이상홍... 까보레, 정윤성 같은 한 칼 있는 공격수들이 앞선에 있으니 뭐 그저 후덜덜...

 후반 중반 답답한 조네스를 빼고 후반에 투입된 이광재. 그야말로 행운의 골을 성공시켰다. ㅎㅎ 천부적인 위치선정 능력인지 행운인지는 몰라도 이정래가 막은 공 바로 앞에서 살짝 밀어넣은 선제골로 1:0 리드.

 내가 축구 보면서 제일 싫어하는 게 응원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5분 정도 남겨놓고 골을 먹는 것. 오늘이 바로 그랬다. 수비수가 집중만 하고 맨마킹만 했다면 실점을 막을 수 있었는데 황재원이 까보레를 막지 못해서 동점을 허용... 쓸데 없이 30분을 더 뛰게 되는 꼴이 아닌가? (물론 오늘은 그 이후 드라마가 됐지만 ㅎㅎ)

 연장에서 상대 슈팅이 골대 맞추는 장면에서 식겁... 경남 정말 잘하긴 잘한다. 괜히 4등한게 아니다.
 오늘 재밌었던 장면은 교체 카드를 한 장씩 남겨놓고 있던 연장 후반 두 팀이 일제히 GK를 교체한 장면이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는데... 정성룡->신화용(포항), 이정래->이광석(경남). 전북 있을 떄 경기 중 식빵을 잘 찾던 이광석의 모습을 봐서 반가웠고 ㅎㅎ 오늘은 화려한 댄스 실력까지 선보인 이광석...

 승부차기에서 1번 따바레즈가 이광석에게 막히면서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고맙게도 3번 까보레가 실축했고 경남 5번 키커 김근철이 신화용에게 공을 고이 안겨주면서 승부차기 4:3 극적으로 포항 스틸러스의 4강 진출!!!

 손에 땀을 쥐는 경기.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펼쳐졌던 명승부였다고 자신한다. K리그가 오늘처럼만 시합한다면 인기 끌수 있는데... 내일 울선:대전 경기도 기대가 된다. 대전이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생각... 대전에게 완패한 경기도 있지만 올시즌 울산전에 고전해서 원.

 아무튼 기분 좋은 4강행. 한 경기 더 볼 수 있다는게 어디냐? 어느 팀이 올라오든 그냥 부담없이 시합에 임했으면 한다. 오늘 같은 집중력이라면 4강 상대도 두럽지 않을 것이기에...
 
 P.S) 왕년(?)의 스타, 최태욱! 좀 더 분발하자. 자네가 그래도 우리팀에서 제일 유명한 선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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